보도자료

[한국농어민신문]‘불가마’ 대한민국···가락시장 농산물 관리도 비상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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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이두현 기자 2026.08.04 18:08]


도매시장 정온·저온시설 미흡 엽채류 등 상품성 유지 애로 환기시설·선풍기 동원 고육지책 미세 물 분무도 장시간 어렵고 전기 사용량도 걱정 설상가상

40℃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도매시장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고온에 취약한 농산물 상품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정온·저온 시설이 미흡한 국내 도매시장에선 상품성 관리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특히 시설이 노후화 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마땅히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도매법인들이 환기시설과 선풍기를 최대한 활용해 농산물 상품성 하락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엽채류=상추, 시금치, 깻잎, 얼갈이배추 등 엽채류는 고온에 취약한 작물로, 고온에서는 생육이 불안정해 생산단계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어렵게 생산한 후에는 소비지에 전달하기까지 유통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가락시장을 비롯해 시설이 노후화 된 시장에선 상품성 유지에 더 애를 먹는다.

가락시장 동화청과 관계자는 “엽채류는 수확한 후에도 계속 숨을 쉬기 때문에 열기를 계속 빼주고 식혀줘야 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라며 “그런데 가락시장은 워낙 많은 사람이 오가는데다 시설도 열악해 요즘처럼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상품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동화청과에선 엽채류 경매장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미세 물 분무 시스템, 천정형 환풍기, 대형 선풍기 등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는 대형 선풍기를 추가 설치해 폭염에 대응하고 있지만 가락시장을 운영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도매법인 평가에 ‘전기 사용량’이 포함돼 있어 부담이 된다. 동화청과 관계자는 “미세 물 분무 시스템은 오래 가동하면 박스가 흐물흐물해져서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라며 “올해는 선풍기 가동을 두 배로 늘려 공기 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지에도 공기 순환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박스에 구멍을 뚫어 출하해 달라고 요청하는데 무더위에 구멍 뚫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실질적으로는 선풍기로 버티고 있어 서울시공사에서도 이런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서울시공사에선 여름철 전기 사용량 증가를 고려해 평가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분기별 도매법인 평가에서 ESG 경영과 관련해 전기료 절감도 평가요소”라며 “올해는 더위가 심각한 만큼 3분기 평가 시 해당 부분을 현실성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밝혔다.

과일·과채 고온 저항성 높지만 뾰족한 수없이 선풍기만 활용 고랭지채소는 경매시간 앞당겨

▲과일류=과일·과채류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엽채류에 비해 고온 저항성이 높다. 그래도 폭염 상황에선 상품성 관리가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락시장의 경우 과일·과채류 경매장 역시 환기시설과 천정형 및 이동식 선풍기를 활용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가락시장에서 과일류 취급 비중이 높은 중앙청과 관계자는 “올해는 채소 경매장까지 합쳐 선풍기만 200대 넘게 돌리고 있다”라며 “시장 종사자들의 경우 에어컨을 설치한 폭염쉼터라도 마련했는데, 농산물은 선풍기와 환기시설 외에는 달리 상품성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선의 대응책은 시장에 반입된 과일·과채류가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남은 물량은 에어컨을 설치한 중도매인 점포에 보관하며 상품성을 유지한다는 게 중앙청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랭지채소류=가락시장에서 거래하는 여름무·배추 등은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무·배추는 가락시장 채소2동에서 거래가 이뤄지는데, 채소2동의 경우 시설현대화를 통해 정온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추는 올해 무더위로 인한 상품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매시간을 밤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겨 경매 대기 시간을 단축시켰다.

대아청과 관계자는 “여름철 배추 상품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매시간을 앞당겨 대기 시간은 줄인 반면, 정온 시설 가동 시간은 기존 대비 1시간 늘렸다”라며 “경매장 입고 후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도매시장 상황은=전국 각지의 공영도매시장들도 대부분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가락시장과 마찬가지로 여름철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개설자 혹은 도매시장법인 등이 시설 보완을 통해 폭염에 대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대구중앙청과의 경우 2020년, 자체적으로 198㎡(60평) 규모의 저온 경매장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접이문과 자석 비닐 커튼으로 외부와 분리한 공간인 저온 경매장은 여름철 외부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해 엽채류, 복숭아 등 더위에 약한 품목 위주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중앙청과 관계자는 “저온 경매장은 산지 출하주들에게도 소문이 나 여름에는 일찍 시장에 도착해 저온 경매장에 물건을 하차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귀띔했다.

경매장 내부의 열기를 외부로 빼내며 효과적으로 환경을 개선한 사례도 있다. 정읍농산물도매시장은 올해 초 시설 개보수 과정에서 경매장 한쪽 면에 대형 환기팬 4대를 설치했다. 이에 자연스레 경매장 내부 공기가 한쪽으로 흐르며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고 있다. 정읍도매시장의 한 유통인은 “올해 무더위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시장 내부 온도는 예전보다 낮아진 게 체감될 정도”라고 호평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이두현 기자]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