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가락시장 양파시세가 최근 1kg에 600원대까지 하락한 가운데 지난 11일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양파밭에서 여성농민들이 조생양파 수확에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양파협회 “더 늦기 전 조생양파 선제적 산지폐기 단행해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6. 3. 12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양파 시세가 지난 6일 1kg 600원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생산 농가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TRQ 수입과 아직 남아있는 정부 비축물량 등의 재고 영향이 주요하다.
양파값이 계속 하락하자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는 지난 5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통해 선제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저장양파 재고로 극조생 양파를 비롯해 조생양파 포전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조생양파에서 시작된 가격 폭락이 이후 중만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9일 긴급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도 아직까지 관련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산 양파의 재배면적이 감소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6 농업전망에 따르면 2026년산 양파 재배면적은 조생종과 중만생종 모두 전년 대비 각각 3.2%, 7.6% 감소했다. 하지만, 농업관측센터 조사 결과 2025년산 양파 재고가 2월 말 기준 전·평년 대비 약 20.3%, 17.8% 많은 약 9만5000톤으로 확인되는 데다 소비 둔화까지 겹친 탓에 주산지 현장에선 포전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조생 잎양파 수확이 한창 진행 중인 전남 고흥에선 이맘때 매일 하던 작업을 하루 걸러 진행하는 실정이다. 김형관 양파협회 고흥군지회장은 “시세가 안 나오니 상인들도 안 다니고 공판장에 전부 내자니 물량이 많아 수확을 매일 하지는 않는다. 가격이 워낙 안 나오니 물량 조절차 작업을 하지 말란 얘기까지 공판장에서 흘러나온다”고 토로했다.
수확을 가까이 앞둔 조생양파 주산지의 상황도 암울하기 그지없다. 제주의 경우 오늘날 포전거래 자체가 전무한 상황인데, 농민에 따르면 포전거래가 다 이뤄졌어야 할 때지만 현재 전체 면적의 약 3% 정도밖에 계약하지 못한 상태다. 오창용 양파협회 제주도지부장은 “거래가 초반에나 조금 진행됐지 지금은 아예 끊긴 상태다. 포전거래 단가도 지난해엔 평당 1만8000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1만3000원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오 지부장은 “현 상황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 정책의 부재다. 농민들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렸던 TRQ 양파 수입을 지난해 끝내 자행하더니, 비축물량을 지금까지 갖고 있는 탓에 상인들이 그 빌미로 거래에 뛰어들질 않고 있다”며 “언제까지 농민들이 서울을, 청와대를 찾아가야 하나.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은 농가 생산비부터 현실적으로 바로잡고 더 늦기 전에 생산자를 충분히 고려한, 선제적 수급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지역도 포전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정찬행 양파협회 전남도지부장은 “무안에서 딱 한 농가가 상인과 계약을 했다고 들었다. 단가도 터무니없이 낮지만, 문제는 지역 내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라며 “시장가격이 1kg 600원대를 지속 중인데도 정부에서 나설 기미조차 보이질 않으니 현재 상황 또한 나아질 수가 없다. 더 늦기 전 산지폐기 등의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가락시장 양파시세는 9일 1kg 674원에서 10일 631원, 11일 622원까지 하락했다.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저장 출하기(8월부터 익년 3월) 하락 심각 단계 기준가격은 775원이다. 이에 양파협회는 하락 심각 단계에 정부가 이행해야 할 시장격리 등의 조치를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하며 선제적 조치 없이는 올해산 국산 양파의 연쇄적 가격 하락을 막아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