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설정되면 지원 규모 감소
농가 재생산 보장 수준 설계를
평균값 중심 통계 한계 지적도
오는 8월 농산물 가격안정제 시행을 앞두고 기준가격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농업계는 가격안정제 지원 규모가 기준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해 농가의 재생산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농협미래전략연구소가 주관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산물 가격안정과 적정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가격안정제의 핵심인 기준가격 산정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농산물 가격안정제는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질 경우 그 차액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기준가격이 낮게 설정되면 지원규모가 줄어들고, 반대로 높게 설정되면 농가 소득 안정 효과가 커진다. 결국 기준가격이 농가 경영안정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인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통해 기준가격을 경영비 이상으로 하되 생산량 등 수급 상황을 반영해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하도록 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현식 농협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쌀의 경우 생산비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산지가격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농가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단경기(7~9월) 평균 산지가격은 2022년 평년가격의 89%, 2024년에는 95%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생산비가 산지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0%, 2023년 62%, 2024년 7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와 규모화로 농작업 대행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위탁영농비 부담이 1995년 0.8%에서 올해 25.8%까지 증가했다. 비료·농약·육묘 등 농자재 가격도 뛰면서 생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비는 물가 상승 흐름과 유사하게 움직이는데 쌀값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막연히 쌀값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농업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가격 결정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생산비 상승과 외부 충격을 반영할 수 있는 기준가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요 쌀 생산국 사례도 소개됐다. 김 연구위원은 “인도·태국·베트남 등은 생산비에 일정 수준의 이윤을 더한 지지가격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생산비에 30~50% 수준의 이윤을 가산해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비 통계 역시 평균값 중심으로 작성돼 지역별·규모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배면적이 작을수록 생산비가 크게 증가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평균값 중심 통계에서는 이러한 현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비 조사 주기를 단축하고 표본을 확대하는 한편 산지 농협과 RPC를 조사체계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농업인단체,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민관연산 협의체를 구성해 생산비 변동과 시장 상황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기준가격은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해 농가 재생산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문병완 한국쌀산업연합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쌀 생산비는 2.2배 증가했고 직접생산비는 2.9배 늘어 현재 전체 생산비의 70%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급등해도 가격 반영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해 그 부담을 농가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 농안법이 기준가격 결정 시 생산비를 고려하도록 명문화한 만큼 가격제도의 최종 목적도 농가의 최소 이윤을 보장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 물가와 별개로 생산자 기준가격만큼은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해 농가 소득의 하한선을 보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장행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국장은 “국가농업식량데이터센터와 농촌진흥청 생산비 통계에 대해 농가들은 실제 산지 경영 여건과 괴리가 있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입법 취지를 고려해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의 기준가격이 설정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생산비 반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통계의 대표성과 현장 수용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민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생산비와 수급상황을 반영하되 생산비 조사와 농가소득 조사 자료가 가진 ‘평균의 함정’ 문제도 인식하고 있다”며 “재배 규모와 경영 형태에 따라 생산비 차이가 큰 만큼 데이터를 세분화해 현장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
낮게 설정되면 지원 규모 감소
농가 재생산 보장 수준 설계를
평균값 중심 통계 한계 지적도
오는 8월 농산물 가격안정제 시행을 앞두고 기준가격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농업계는 가격안정제 지원 규모가 기준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해 농가의 재생산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농협미래전략연구소가 주관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산물 가격안정과 적정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가격안정제의 핵심인 기준가격 산정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농산물 가격안정제는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질 경우 그 차액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기준가격이 낮게 설정되면 지원규모가 줄어들고, 반대로 높게 설정되면 농가 소득 안정 효과가 커진다. 결국 기준가격이 농가 경영안정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인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통해 기준가격을 경영비 이상으로 하되 생산량 등 수급 상황을 반영해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하도록 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현식 농협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쌀의 경우 생산비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산지가격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농가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단경기(7~9월) 평균 산지가격은 2022년 평년가격의 89%, 2024년에는 95%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생산비가 산지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0%, 2023년 62%, 2024년 7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와 규모화로 농작업 대행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위탁영농비 부담이 1995년 0.8%에서 올해 25.8%까지 증가했다. 비료·농약·육묘 등 농자재 가격도 뛰면서 생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비는 물가 상승 흐름과 유사하게 움직이는데 쌀값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막연히 쌀값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농업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가격 결정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생산비 상승과 외부 충격을 반영할 수 있는 기준가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요 쌀 생산국 사례도 소개됐다. 김 연구위원은 “인도·태국·베트남 등은 생산비에 일정 수준의 이윤을 더한 지지가격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생산비에 30~50% 수준의 이윤을 가산해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비 통계 역시 평균값 중심으로 작성돼 지역별·규모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배면적이 작을수록 생산비가 크게 증가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평균값 중심 통계에서는 이러한 현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산비 조사 주기를 단축하고 표본을 확대하는 한편 산지 농협과 RPC를 조사체계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농업인단체, 학계, 산업계가 참여하는 민관연산 협의체를 구성해 생산비 변동과 시장 상황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기준가격은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해 농가 재생산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문병완 한국쌀산업연합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쌀 생산비는 2.2배 증가했고 직접생산비는 2.9배 늘어 현재 전체 생산비의 70%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급등해도 가격 반영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해 그 부담을 농가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 농안법이 기준가격 결정 시 생산비를 고려하도록 명문화한 만큼 가격제도의 최종 목적도 농가의 최소 이윤을 보장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 물가와 별개로 생산자 기준가격만큼은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해 농가 소득의 하한선을 보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장행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국장은 “국가농업식량데이터센터와 농촌진흥청 생산비 통계에 대해 농가들은 실제 산지 경영 여건과 괴리가 있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입법 취지를 고려해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의 기준가격이 설정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생산비 반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통계의 대표성과 현장 수용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민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생산비와 수급상황을 반영하되 생산비 조사와 농가소득 조사 자료가 가진 ‘평균의 함정’ 문제도 인식하고 있다”며 “재배 규모와 경영 형태에 따라 생산비 차이가 큰 만큼 데이터를 세분화해 현장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