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K-푸드 김치 생존 보고서 맑은 곰탕에 한점 툭…뉴요커도 ‘김치 곁들임’에 빠져들어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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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옥동식’ 뉴욕지점. 10석 남짓한 원목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손님들의 놋그릇에는 맑은 돼지곰탕과 함께 빨간 배추김치가 정갈하게 담겨 있다. 손님들은 젓가락으로 김치 한점을 집어 밥과 고기 위에 얹어 먹고, 뜨끈한 국물을 떠 먹으며 곰탕을 즐겼다.

손님 조나단 하히미씨(29)는 “몇년 전부터 한식 국물의 매력에 빠져 옥동식을 종종 찾는다”라며 “국밥만 먹을 때보다 김치를 함께 먹으면 식감이 다채로워져 좋아한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옥동식은 셰프 옥동식이 2017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문을 연 돼지곰탕 전문점이다. 맑고 투명한 국물에 얇게 썬 돼지고기를 담아내는 게 특징이다. 뉴욕과 파리·도쿄·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LA) 등 세계 주요 도시로 매장을 넓히며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메뉴는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손님은 세계적이다. 옥동식 뉴욕지점에는 재미교포나 한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지만, 손님 대부분은 미국 현지인이었다. 곰탕과 함께 김치를 먹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김치는 옥동식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옥동식이 내놓는 배추김치는 젓갈 사용량이 많고 양념이 진한 남도식 김치와 달리, 맑고 담백한 돼지 육수 본연의 풍미를 해치지 않도록 맛을 냈다. 김치가 주인공으로 튀어나오기보다는 곰탕의 슴슴한 맛을 뒤에서 받쳐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게 핵심이다.

옥동식 셰프는 “보통 깍두기나 묵은지처럼 개성이 강한 김치도 곰탕에 곁들이지만, 맑은 육수의 담백함을 해치지 않는 김치를 만들고자 했다”며 “젓갈을 과하게 쓰지 않고 배추 자체의 단맛과 청량감을 살린 서울식 김치를 기반으로, 상온에서 하루이틀 정도 자연스럽게 산미가 올라오도록 숙성시켰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여행하다 맛본 옥동식 국밥에 반해 맨해튼 지점을 일부러 찾아왔다는 한 현지 손님은 “한국에서 먹은 김치와 똑같은 것 같다”며 “다만 평소에 김치를 따로 찾아 먹지는 않고 한식당에 오면 그때 즐겨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치가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음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 방식도 한국과 닮아가고 있다는 게 옥 셰프의 진단이다. 하나의 독립된 메뉴나 건강식으로 먹기보다는 한식에 자연스럽게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옥 셰프는 “현지인들이 ‘김치를 먹어야겠다’고 작정하고 찾아 먹기보다는, 곰탕 같은 한식 메뉴를 경험하러 와서 김치를 곁들여 먹고 맛의 조화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치 자체를 독립된 ‘슈퍼푸드’로 포장해 알리는 것도 좋지만, 결국 현지 외식시장에서 김치가 살아남는 힘은 완성도 높은 메인 요리와 어우러져 반찬 본연의 역할을 해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 김민지 기자 vivid@nongmin.com

[https://www.nongmin.com/article/20260824500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