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노은농산물도매시장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외침이 그칠 날이 없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종사자들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와 관리사업소의 엉터리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시장 종사자들의 목소리는 귀를 닫고 말잔치로 일관하는 대전시와 관리사업소의 부당한 행정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본지는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경매장내 중도매인 점포를 내주는 것도 부족해 ‘365일 이벤트홀’을 설치하고 대놓고 수입농산물을 판매한 대전원협은 즉각 퇴출하고 사업승인을 내준 관리소장은 즉각 사퇴하라.”
지난 12일 대전 노은시장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 참가한 시장 종사자들은 대전시의 엉터리 행정 사례는 나열하지 힘들 정도로 넘치지만 적어도 경매장내‘365일 이벤트홀’설치를 사용승인 내준 것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장 종사자들은 대전원협은 농안법과 공유재산법을 위반하고 경매장내 중도매인 점포·사무실, 365일 이벤트홀을 설치한데다 경매장을 직판장으로 만들어 수입농산물을 판매해 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관리사업소는 불과 4일만에 대전원협 이벤트홀 설치를 승인했는데 이는 개설자와 대전원협간 유착관계가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시장 종사자들은 중도매인 점포를 균등하게 배분하지 못한 관리사업소의 책임도 따져 물었다. 중앙청과 채소·과일 중도매인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2018년 9월 6일 청과물동 중도매인점포 면적 5,014㎡에 대해 32.56㎡씩 균등하게 사용·수익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관리사업소는 명확한 이유없이 중도매인 154명 사용·수익허가를 반려하고 125명에 대해서만 승인을 했다.
특히 중도매인들이 요구한 균등한 면적 배분은 아예 무시당하고 9.9~85㎡까지 차별적으로 배분한데 이어 29명의 중도매인들은 면적 배분조차 받지 못하다 10명이 경매장 내 점포를 배정받았고 남은 16명은 아예 받지도 못했다.
특히 기자회견에서는 표준하역비 엉터리 부담 기준을 적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도록 방치한 대전시와 관리사업소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대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운영조례 제78조(표준하역비 부담) 제1항 ‘규격출하품에 대한 표준하역비를 도매시장법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라고 명시돼 있고 제2항에 ‘규격출하품에 대한 표준하역비는 시장이 따로 정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례는 지난 1991년 4월 18일 제정한 이후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장이 ''규격출하품에 대한 표준하역비‘ 를 정하지 않아 도매시장법인이 하역비 부담하는 품목을 일부 정하고 그 외 품목은 출하자가 하역비를 부담시킬 수 있게 해 도매시장법인이 이기간 동안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시장 종사자들은 지금이라도 대전시는 부당하게 징수한 하역비를 출하자(생잔자)에게 즉각 반환 조치하고 표준하역비를 부담하지 않은 도매시장법인(공판장)의 퇴출은 물론 오정·노은시장 관리소장의 직무유기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또 시급한 시설개선공사를 온갖 핑계로 일삼다 결국 2032년 시설현대화로 미룬 관리사업소에 대한 분통이 이어졌다. 시장 종사자들에 따르면 관리사업소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차례의 시설개선 사업 계획을 수립했으나 뚜렷한 이유없이 무산시켰다. 2021년에는 시설개선 예산까지 확보하고도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예산을 반납하는 등 알 수 없는 행정으로 일관했다.
참다못한 중앙청과와 중앙청과 채소·과일중도매인 조합에서 지난 5월 20일 2023년 5월 완공키로 약속한 경매장 신축 및 중도매인 점포 시설개선공사를 즉시 시행해 줄 것을 대전시에 탄원하기에 이른다.
이에 대전시는 지난 6월 7일 답변에서 청과물동 시설개선사업(경매장, 중도매인점포 등) 추진을 위한 교통영향평가 용역, 설계용역을 완료했고 관련 예산 15억원을 확보하고 나머지 예산은 2025년까지 확보하겠다고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대전시는 정작 시설개선 및 증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23년 11월 28일 개최한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배포한 ‘노은시장 중장기 발전계획(안)’ 에 담긴 ‘노은시장 청과물동 시설개선사업’ 에서도 2024년 2월 설계용역 및 교통영향평가 완료, 2024년 3월 시설개선공사 업체 선정 및 착공하겠다는 일정을 밝혔으나 대전시가 완료했다는 설계용역과 교통영향평가 자료를 내놓지 않아 역시나 말잔치였다는 것이 시장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지난 3월까지로 명시한 시설개선사업 공사업체 선정 및 착공 일정은 이미 기일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도 공사업체 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실체없는 계획만 제시한 채 정작 시급한 경매장 신축과 중도매인 점포 증축은 ‘2032년 노은시장 중장기 발전계획(안)의 시설현대화사업’ 으로 미뤄졌다.
시장 종사자들은 대전시의 말잔치 행정은 단순한 행정적 지연이 아닌 위법 행위에 해당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전시는 관리사업소의 일탈 행정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노은시장 종사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관리사업소에 떠넘겨 일을 키웠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노은시장 상황이 이 지경인데 관리사업소는 중도매인의 경영관리평가를 시행하고 있어 중도매인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시장 종사자들은 관리사업소의 행위는 농안법 제20조 제1항이 규정한 도매시장 개설자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뿐만 아니라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들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신뢰를 심각한 침해하는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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