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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장법인 릴레이 인터뷰]
정읍농산물도매시장 지정도매법인 ㈜정일청과 박성환 대표
효율성 높일 수 있도록 규제 완화해야 지방도매시장 재도약
농업인신문 위계욱 기자 2024. 11. 1
“요즘은‘대봉’ , ‘단감’ , ‘사과’ 등 과일류 출하가 많습니다. 정읍농산물도매시장 여건상 상품보다는 중·하품 농산물 출하가 많다는 게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정일청과는 어떤 농산물이든, 수량에 상관없이 판매해준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읍농산물도매시장 지정 도매시장법인 ㈜정일청과(대표 박성환)는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도 도매법인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갈수록 수도권으로 물량이 집중되는 위기 속에서도 위축되기 보다는 정일청과만의 강점을 살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모든 농업인들은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며 도매시장에 출하, 최고 시세를 받고자 한다”면서“그러나 누구나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는 만큼 정일청과는 중품, 하품, 소량의 농산물이라도 소중하게 여기며 높은 시세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부친의 권유로 정일청과에 입사한 박 대표는 농산물 순회차량 운전부터 시작해 정일청과 업무 전반에 걸쳐 근무를 하며 내공을 길렀다. 무엇보다 정일청과만의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으며 10년 뒤, 20년 뒤를 대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일청과는 호남고속도로가 중심 도로로 활약하던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10여년간 중간 거점 도매법인 역할에 충실해 밀려들어오는 출하차량으로 혼잡스러울 정도로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다 새로운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이동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정일청과는 졸지에 외딴 도매시장으로 전락하게 됐다.
특히 정읍도매시장의 경쟁력 약화는 정읍시의 인구감소가 결정적이었다. 도매시장이 개장하던 지난 2000년 당시에는 인구가 30만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10만명 유지도 어려운 지경이다.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이 1/3규모로 줄어들면서 정읍도매시장의 거래금액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정 도매법인인 정일청과와 정읍원협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정읍시 인구감소에 따른 거래금액 감소는 도매법인만 감당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중도매인들까지 연결돼 도매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특히 분산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중도매인들은 대를 잇는 여타 도매시장과 달리 후진 양성을 뒷전으로 미뤄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정일청과에서도 중도매인들의 분산기능 강화를 위해 판로개척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인접한 전주, 익산도매시장과 겹치고 경쟁이 치열한 탓에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포자기보다는 중도매인들의 영업력 강화가 도매법인이 사는 길이라 여기고 판로개척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 대표는“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때 정읍도매시장을 비롯한 지방도매시장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실정”이라며 “지방도매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지방도매시장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인접한 규모가 큰 도매법인과 관계망을 형성하고 상품 수집, 물류, 거래 등 업무 협력을 통해 도매법인간 역할을 분담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될 것”이라면서“또한 지방도매시장에 농산물 소포장, 가공 등 전처리 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준다면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고 분산 기능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빠른 시일내 정부, 학계, 지자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지방도매시장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불과 10여년 인접한 어르신들이 무, 배추, 호박, 미나리 등을 리어카로 출하하고 이른 새벽 정산금으로 병원도 가고 약도 살 수 있다고 웃음꽃 피우던 그 시절이 그립다는 박 대표. 농업인들과 출하주로 북적이던 과거의 정일청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농업인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면 반드시 재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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