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세가 가팔라지면서 나이 기준 개편에 불이 붙었다. 행정안전부가 소속 공무직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기로 했고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상향하는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농업계에선 청년농의 기준 나이를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후계농어업인 및 청년농어업인 육성·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청년농은 농업분야에 종사하거나 취·창업할 의사가 있는 사람 가운데 40세 미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근거해 청년농 지원 정책을 설계한다. 현재 시행 중인 ‘청년농 영농정착 지원사업’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 ‘스마트팜 종합자금 지원’ 등의 대상도 40세 미만이다.
그런데 이런 정의가 청년 유입이 뒷걸음질 치는 농촌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가인구 가운데 40세 미만 비중이 미미한 데다 갈수록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의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업경영주 가운데 40세 미만은 5000여명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2020년 1.2%(1만2000명)에서 2021년 0.8%(8000명), 2022년 0.7%(7000명)로 해마다 쪼그라들었다. 반면 농가의 평균연령은 지속해서 높아져 지난해 70세 이상이 가장 많은 것(36.7%)으로 집계됐다.
청년농 지원정책 수혜 대상자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청년의 나이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른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조례로써 청년농 나이를 상향하는 추세다. 충남도는 앞서 6월 조례를 개정해 청년농어민 나이를 ‘40세 미만’에서 ‘45세 미만’으로 바꿨다. 도 청년농 정책 담당자는 “현장에서 건의가 많았고 지원 대상이 감소하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농업경영체 등록 기준으로 올해 청년농 정책 대상자는 7000여명인데, 개정된 조례를 적용하면 수혜자가 1만32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충북 옥천, 전북 장수, 부산 등 일부 지역은 기준을 ‘50세 미만’으로 대폭 넓혔다. 전남도는 아예 청년 나이를 45세 미만으로 올려 청년농을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현재 정부가 규정한 청년은 ‘청년기본법’에 따라 19세 이상 34세 이하다.
지난해 ‘청년농어업인 연령기준 확대 촉구 건의안’을 발의한 권요안 전북도의원은 “시·도 정책 지원은 받으면서 정작 정부 정책에선 제외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면서 “청년농 기준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이 상향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20∼30대의 농촌 유입을 장려하기 위한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은 한정적인데 정책 대상자가 늘면 수혜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40대에 혜택이 몰려 30대 이하의 귀농·귀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청년농을 선발할 때 나이 기준을 완화하면서 다른 조건을 추가하면 오랫동안 준비한 40대 이상 은퇴 도시민이나 후계농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당장 청년농 나이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년 지원정책별로 나이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부터 ‘농지 선임대 후매도사업’의 대상 조건 중 연령 제한을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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