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게시판 > 농산물뉴스 |
|
|
|
| |
 |
 |
*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농협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국회 토론회'' 중 이동호 농협유통 노동조합 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현행 농협 유통구조가 가진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농협 유통구조, 이익은 경제지주에 고통은 계열사 노동자에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4. 10. 10
2021년 11월 농협경제지주가 ‘경영 효율성 강화’ 목적으로 유통 분야 5개 자회사 중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4개사(농협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농협충북유통)를 ‘㈜농협유통’으로 통합했지만, 이전까지 흑자를 기록하던 농협유통은 2022~2023년 적자를 기록한 걸 넘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또한, 각 4개사가 갖고 있던 구매권을 농협유통 통합 뒤 농협경제지주가 완전히 가져감에 따라, 농협유통은 구매 권한 없이 농협경제지주가 “팔라”는 물품을 팔기만 하는 기형적 구조를 떠안았다. 이로 인한 피해는 농협유통 노동자와 농민·소비자가 고스란히 진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농협경제지주의 직영회사 성격을 띠는 농협하나로유통도 구매권 없이 판매 의무만 지는 건 매한가지로, 점차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에 ‘권한’ 없이 ‘의무’만 짊어지우는 셈인데, 이런 경향은 농협경제지주가 지역 농축협에 계통구매를 사실상 강제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농협 유통 구조상의 문제점을 진단하자는 취지로,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농협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엔 농협 내 노동자들과 농협경제지주·농협유통 측 관계자, 전문가들이 참석해 농협 유통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논의했다.
이날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농협경제지주 및 농협유통, 농협하나로유통 등의 경영분석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경영분석에 따르면, 농협유통은 2021년 4개 자회사 합병 뒤 약 1조168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약 1조3580억원으로 늘어난 한편, 매출원가 등 각종 비용이 대폭 증가해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21년 영업이익 10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했던 농협유통은 지난해 영업손실 283억원, 당기순손실 287억원을 기록했다. 피합병법인의 부실을 농협유통이 떠안은 셈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농협유통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이라고 상황이 농협유통보다 나을 게 없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생활물자 사업, 온라인 사업, NH-VAN(신용카드 결제대행) 사업 등 흑자 사업(사업이익 총 617억원)을 농협경제지주에 양도한 뒤 이익이 격감했다. 2020년 6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농협하나로유통은 2022년 3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이대로 계속되면 농협하나로유통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됐다.
반면 농협경제지주는 각종 사업을 자회사들로부터 끌어오면서 2021년 7조원대였던 매출액이 2022년 이후 10조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등 외형은 커졌으나, 영업이익(2021년 약 97억원)이 영업손실(지난해 약 331억원)로 전환되는 등 실적은 나빠졌다.
이 연구위원은 “2021년 농협하나로유통에서 우량한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을 양수받은 후 당기순이익이 감소(2020년 316억원 이익 → 2022년 376억원 손실. 그나마 지난해 88억원으로 소폭 회복)한 것은 문제가 있다. 우량한 사업을 넘긴 농협하나로유통도 적자로 전환됐고, 그 사업을 넘겨받은 농협경제지주도 순이익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반면 농협경제지주 내 마트사업부의 이익은 2022년 기준 1599억원으로 대단히 우량하다. 결국 농협경제지주는 지주회사로서 본연의 업무(마케팅 등)에서 발생한 손실을 마트 부문에서 메우는데, 농협 유통의 존재 목적이 생산자·소비자의 유통단계를 줄여 효율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란 점에서 불필요한 단계를 더 만드는 비효율적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농협유통의 직접 구매권 확보 △농협경제지주는 직접 특정사업 대신 마케팅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 등이 필요하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결론이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의 농협유통 경영분석 내용 중엔 “농협유통의 낮은 순이익률은 농협중앙회에 많은 자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란 내용이 있었는데, 그 예시로서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가 거론됐다. 2012년 약 25억원이었던 농지비가 2022년 약 51억원으로 늘었던 사례도 든 것이다. 산지유통 활성화 명목으로 농협 명칭 사용 계열사에서 거두는 금액인 농지비의 성격을 생각할 때, 농지비 증가 건을 여타 비용 증가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늘리기’가 경영개선 방안?
이날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노동자들은 현재 농협의 유통구조가 자회사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과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임을 지적했다.
이동호 농협유통 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형유통업체들의 통합작업은 조직과 인력 통합을 통해 책임과 권한을 합치는 작업이고 그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목표로 삼지만, 농협의 유통사업은 구매·판매를 분리하고 권한과 책임을 (각각 농협경제지주와 자회사로) 나눠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고 한 뒤 “산지조합에서 농협유통으로 농축산물이 바로 공급되던 기존 사업모델은, 이후 (농협경제지주 농산구매국이 관할하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라는 중간 유통단계가 추가되며 오히려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기형적 유통구조에 따른 고통은 노동자들의 몫이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더 크다. 문현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하나로유통노동조합 위원장은 “중식비·교통비 각 20만원은 정규직에게만 지급되고, 특별상여금과 명절 상품권 지급시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간 각각 15배, 5배의 차이를 둔다”며 “정규직은커녕 무기계약직 채용마저도 회사가 어렵다는 사유로 2019년 이후 전무한 상황이다. 경영상황에 대한 책임을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협경제지주를 대표해 나온 박계찬 마트전략국장은 유통계열사의 주요 적자 원인으로 ‘대형마트·슈퍼마켓 등 동종업계 대비 고비용·고임금 구조(농협하나로유통)’ 및 ‘2021년 유통 4사 통합에 따른 인건비 상승, 축수산물 도매사업 조정에 따른 도매수익 감소 및 이연법인세 자산 상각 등 비경상 비용 발생(농협유통)’을 꼽았다.
박 국장은 유통계열사 경영개선안으로 △사업장별 책임경영 강화 통한 성과보상 확대 △산지농협 연계 확대를 통한 지역농산물 판매 확대, 판매장 상품경쟁력 강화 △농식품 매출 비중 확대 △계열사별 유휴자산(농협하나로유통 파주 유통센터 부지, 천안·양산 등지의 농협유통 폐점매장) 매각 또는 활용도 제고로 수익성·현금수지 개선 △도매기능 활성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및 신규 수익원 발굴(예컨대 농협하나로유통의 ‘편의형 농식품 전문점’ 도입) 등을 거론했다.
유경근 농협유통 경영기획부장도 농협유통 차원의 경영개선 방안을 발표했는데, 요약하자면 △판매장별 표준정원 도입을 통한 인력효율 증대 △성과주의적 새 평가 시스템 도입 및 성과급 중심 급여체계 전환 △흑자매장의 농산물 전문성 강화, 단기적자 매장의 인원 재배치 및 비용 절감, 장기적자 매장의 사업철수 등이 핵심이다. 문제는 ‘표준정원 도입’ 과정에서 정규직 비율은 줄이고 비정규직 비율은 늘리겠다는 것으로, 철저히 ‘인력 효율화’와 ‘성과주의’ 측면에서 경영문제를 해결하려는 농협유통, 나아가 농협경제지주의 입장이 확인됐다.
"농축협 계통구매제도, 또 하나의 불공정 지배구조"
한편 민경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협동조합업종본부장은 농협경제지주가 주도하는 또 다른 유통제도인 ‘농축협 계통구매제도’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현 계통구매제도 역시 농협경제지주-계열사 간 ‘구매권·판매권 분리’와 마찬가지로 책임과 손실은 지역 농축협이, 수익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가져가는 ‘불공정 지배구조’의 표본이며, 협동조합의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는 제도라는 게 민 본부장의 입장이다.
민 본부장은 “현 계통구매제도상 지역 농축협이 농협경제지주를 통해 물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전산시스템을 활용할 수 없게 해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농협중앙회는 지역 농축협에 대한 경영평가 주요 항목 중 하나로 계통구매 이용실적을 선정해 계통구매를 강제한다”며 대안으로 △개별 상황에 맞게 지역 농축협 자체 구매 확대 △농협중앙회의 지역 농축협 경영평가 항목에서 계통구매 실적 항목 폐기 △농협경제지주의 일방적 전산시스템 운영에 따른 손실 보전 방안 마련 등을 거론했다.
|
|
|
 |
|
| |
|
|
|
|
|
|
|
[식품저널] 농식품 상생협력추진단 2차 회의, 농업-식품기업 상생 활성화 방안 논의 
[한국농정신문] 역대급 폭염이 남긴 2024년 농업분야 온열질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