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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 재개를 위해 지난 23일 가락시장 업무동 대회의실에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23일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 회의 개최
1차 시범사업 연구용역 결과 공유 및 향후 추진 계획 등 논의
생산자·출하자 및 유통주체, 긴 논의 지속했지만 합치 못 이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8. 24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공사)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일 감축 2차 시범사업 추진에 다시금 시동을 걸었다.
공사는 지난해 11·12월과 올해 3월, 세 달에 걸쳐 1차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매월 첫 번째 토요일을 휴장일로 지정한 1차 시범사업은 당초 4월까지 총 4번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4월 휴장은 생산자단체 측 의견을 일부 수용해 시행을 유보한 바 있다.
공사는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 재개를 위해 지난 23일 가락시장 업무동 대회의실에서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선 지난 시범사업이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공유됐으며, 생산자와 출하자, 가락시장 유통 종사자 및 구매자 등이 향후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연구용역을 맡은 류상모 농산업융합연구소 연구실장은 지난 3번의 휴장이 주요 농산물 출하 및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류 연구실장은 “휴업하지 않은 전주 대비 휴업일 이후 반입량이 증가했지만, 가격은 하락한 품목도 있고 상승한 품목도 있었다. 세 번의 휴업 이후 반입량 증가 대비 가격 하락은 편이한 수준으로 보이나, 각 품목의 개별적 특성들을 재검토 될 필요가 있었다”라며 “개별 품목 나름의 상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전체 시장의 휴업 효과를 분석하기엔 부적합한 측면이 있어 전체 품목을 한 번에 묶어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모형을 구축했고, 그 결과 1·2·3차 휴업이 가격에 미친 영향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류 연구실장은 “뿐만 아니라 1차 시범사업은 300일이 넘는 가락시장 영업일 중 단 3일 간 이뤄졌고, 이마저도 미리 사진 예고가 충분히 된 상태에서 추진됐다. 추가적인 시범사업을 통해 영향 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있으며 추후 시범사업은 주체별 수용성과 가격 영향 등을 분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고 전했다.
이어 공사에선 서경남 유통혁신팀장이 시장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이로 인한 유통 주체 이탈 및 구인난 문제 등을 예시로 들며 시범사업 추가 시행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서경남 팀장은 중도매인과 경매사 등을 상대로 공사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지난 1차 시범사업과 마찬가지로 오는 11월과 12월, 내년 3월 총 3번의 휴업을 수요일에 실시해보는 안을 제시했다. 휴업은 경매가 미실시되는 대신, 정가·수의매매는 가능한 형태다. 이후 공사는 현재 추진 중인 현대화사업과 정가·수의거래 확대 노력, 농수산물온라인도매시장 활용 및 전자송품장 고도화·안착 등과 연계해 개장일 탄력적 운영을 단계별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사 측 발표 뒤엔 생산자 및 유통 주체 등의 의견이 개진됐다. 생산자 측 의견은 시범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가락시장 내 노동환경 문제를 생산자에게 전가시키면 안 되며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대책 없이 시행되는 시범사업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갈렸다.
가장 먼저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지난 1차 사업 효과 및 2차 사업 추진 방향에 출하자 의견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당일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2차 시범사업 시행에는 동의한다고 발언했다. 반면 이연호 상주오이협의회장은 가격 폭락 등의 상황에 어떠한 대책도 없이 추진하는 시범사업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채호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이전 회의에서도 계속해서 얘기했던 부분이지만, 시장의 노동환경 문제를 농민에 전가시켜선 안 된다. 다른 나라 사례를 예로 들어 시장 개장일 감축을 계속 논의하고 있는데, 예로 든 다른 나라 대부분은 농업강국으로 우리나라 농업 현실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시장 내에서 인력 충원을 통해 업무 강도를 낮추는 논의는 대체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농민들한테 주5일제 받아들일 거냐 안 받아들일 거냐 묻기 이전에 인력 충원 반대하는 유통 주체들을 설득시킬 생각은 해봤는지 묻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김학종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부회장은 단 3일에 불과했던 1차 시범사업 추진 결과(가격 변동에 큰 영향이 없다)에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하며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작물별 성출하기까지 포함해 휴업을 실시하고, 반입량과 가겨 변동성이 어떤지 낱낱이 확인해봐야 한다”며 “무조건 개장일을 감축하겠다는 전제 아래 이걸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건지 묻는 느낌밖에 안 들어 아쉽다. 또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선 주5일제 도입 말고도 교대 휴업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광형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열악한 근무환경의 인력 문제가 가락시장뿐만 아니라 산지에도 존재한다는 실정을 짚으며, 개장일 감축이 출하자에게 부담과 손해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장은 가격 변동성에 영향이 없는 비수기·동절기에만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냈으며, 정가·수의 활성화와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입증해줄 것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유통 종사자들의 의견도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공사가 제시한 대로 수요일 휴장을 시도해보자는 주장과, 동절기·수요일 휴장이 의미 없다는 주장 등이다. 특히 수산부류에선 청과부류와 비수기 시즌이 달라 시범사업 시행 시기와 휴업 요일을 별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수산부류 유통 종사자는 가락시장에서만 시범사업을 지속 추진할 경우 노량진 및 구리시장 중도매인과 영업일 차이가 발생해 손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시범사업 추진을 3개 시장에서 동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당초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어서까지 회의가 과열되자 공사는 도출된 여러 의견을 종합해보겠다며 자리를 정리했다. 공사는 회의 결과를 종합해 자료 등을 준비한 뒤 추후 협의체 회의를 한 번 더 개최할 계획이며, 출하자 대상의 설문조사 또한 진행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협의체 회의를 추가로 연 이후에는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통해 2차 시범사업의 추진 방향을 확정 지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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