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이어 최근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강원지역 고랭지배추 작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산지에서는 배추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태백 등지에서 무름병이 발생하는 등 일부 피해가 확인되고 있는데 전체적인 작황은 양호하기 때문이다.
5일 찾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고랭지배추밭은 초록색으로 가득했다. 장마 뒤 폭염이 이어졌지만 우려와 달리 배추 상태는 좋은 편이었다. 일부 밭에서 꿀통 현상(뿌리 부분이 물러지거나 배추 속잎이 썩는 현상)이 발견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예년에 비해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산지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신영주 대관령원예농협 채소사업소장은 “현재 작황에 문제가 있는 배추밭 면적은 전체의 3∼5%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해마다 이 정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적은 없었기에 아직까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강릉이나 태백 등 다른 산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마을의 김시갑 대표는 “현재 가뭄과 고온으로 석회 결핍 증상이 일부 면적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전반적인 작황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연작피해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많은 태백도 작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한진 태백농협 상무는 “올해는 고온 건조한 날씨로 작물의 회복력이 다소 약화됐지만 최근 밤이슬이 맺히는 등 회복 조짐이 있어 아직 작황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한동안 40℃ 가까운 폭염이 지속될 것이란 예보가 나오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농가와 농협은 예년보다 방제 주기를 좁히는 등 품질관리에 나섰다. 대관령원협은 계약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본래 일주일에서 열흘 주기로 방제하던 것을 3∼4일 주기로 더 자주 시행해 향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신 소장은 “이곳 대관령에서는 9월 상중순까지 국내 여름배추 공급을 담당한다”며 “여름배추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오늘도 농협 직원들이 직접 방제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농가에서 물 관수, 약제 살포 등으로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여름배추 작황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점검 결과 25일부터 출하하는 강릉 왕산면 안반데기마을 일대 배추밭은 현재 작황이 양호하며, 20일부터 출하를 시작하는 태백 매봉산 지역은 작황이 다소 부진하나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