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자재 가격 급등, 농기자재 대책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국내 농업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농기자재 대책 정책 토론회
내년 비료 차액 예산 ‘반토막’
면세유·전기요금 보완책 없어
농기자재 업계도 뒷받침 필요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2. 11. 21
비료와 농약 등 필수 농자재의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국내 농가와 농기자재 업계의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황이어서 버틸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의견은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어기구 〃 의원(충남 당진)이 국회에서 17일 주최한 ‘원자재 가격 급등, 농기자재 대책 정책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서대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0년 중반부터 본격화한 국제 원자재, 곡물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대부분 농가가 사용하는 비료와 농약이 문제다. 무기질비료는 식량위기 속에서 국제적으로 수요가 커진 데다 중국·러시아 등 원료·완제품 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가격이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농약은 우리나라가 원제의 93%를 해외에 의존하는데 물류비와 환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원제 수입단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조성필 한국작물보호협회 상무이사는 “농약 원부자재 가격이 10%씩 상승하고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면 내년에도 원부자재 수입비용은 20% 넘게 오를 전망”이라면서 “양질의 농약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농약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기질비료와 상토 사정도 비슷하다. 유기질비료 주원료인 피마자박 가격이 지난해 대비 50% 뛰었고, 코코피트·피트모스·질석·펄라이트 등 상토 원자재도 15∼30% 올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농가의 경영난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 연구위원은 “내년에 농약비가 30%, 비료비가 50%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농가소득은 올해보다 최대 14%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한계상황을 호소하는 농가는 버티기 위해선 정부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무기질비료 차액 지원이 올해 1800억원의 절반 수준(1000억원)만 반영됐고, 농업용 면세유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대책은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기자재 업계를 위한 대안 마련도 요구된다. 후방산업이 무너질 경우 파장이 우리 농업 전반에 끼칠 수 있어서다. 이정일 한국상토협회장은 “무기질비료 업체에 대한 원료구입자금지원제 등을 상토업체에도 확대 적용해달라”고 건의했다.
김방식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는 “해양수산부가 유기질비료 주원료인 아주까리유박을 컨테이너로만 수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국제적인 ‘컨테이너 대란’ 속에 물류비가 폭등했다”며 “농림축산식품부가 해수부와 협의해 벌크 수입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농기계업체도 지원 확대를 호소했다. 장길수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팀장은 “중소 농기계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자재와 인건비 등이 상승하여 31%의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했지만 농가와 고통 분담 차원에서 9%만 인상하면서 업계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업체가 농기계 부품을 생산·비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농기계생산비축자금’의 예산규모를 현재 2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확대하고, 농기계 구입 때 농가에 대한 이자 감면 조치(2%→1.5%)를 올해말에서 더 연장해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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