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물가안정 조치 추진
수확철 산지 농가 걱정 태산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 2022. 11. 09
이르면 10일부터 ‘무관세 바나나·파인애플·망고’가 시중에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과일 수확철에 헐값 수입 과일이 유통되면서 국내 산지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10월28일 ‘동절기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할당관세 확대 시행 계획’을 내놨다. 고유가·고환율 지속으로 서민층 난방비 부담과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서민생활 안정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등 난방연료와 고등어·명태 같은 수산물 등 10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특히 10개 품목엔 바나나·파인애플·망고 등 과일도 들어 있다.
기재부는 열대과일 가격이 강세를 보여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9월 기준 바나나 가격은 전년과 견줘 11.2%, 망고는 18.5%, 파인애플은 16.4% 각각 상승했다.
이런 조치로 수입 과일 가격이 인하되면 157억원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재부는 덧붙였다. 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한 것은 2011년 바나나·파인애플 이후 11년 만이다. 특히 기재부는 당초 수입 과일 품목에 오렌지도 포함하려 했지만 감귤 산지 반발이 예상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산지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도·감·감귤 등이 출하를 본격화했지만 경기침체로 시세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선 <부유> 단감이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2만7063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달(3만6483원)보다 26% 낮다. 포도와 감귤 또한 <샤인머스캣> 품질 저하 여론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극조생 감귤에서 조생 감귤로 넘어가는 시기적 특성 때문에 크게 낮아 보이지는 않지만 소비물량 감소 등으로 산지 채산성이 좋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이진호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분사 농산구매단 구매담당자(MD)는 “올해 과일시장엔 착과수가 많은 대신 대과가 적은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감 역시 대과가 부족해 해당 규격품이라도 값이 잘 나와야 정상이지만 ‘2L(한개당 250∼300g)’와 ‘3L(300g 이상)’ 같은 큰 규격품 도매가격이 10㎏당 3만원에 머무르는 등 지난해(3만5000원선)보다 10% 이상 낮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비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값싼 수입 과일이 대거 유통된다면 국산 과일시장엔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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