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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무리한 배추 정식으로 김장철 가격 폭락 우려…반복되는 수급문제 대책 수립해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9-16 조회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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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난달 해남군 산이면에서 배추를 정식하는 모습.



      고랭지 지역 생산량 부족으로 조기수확

      김장철 높은 가격 기대한 농가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이 심어 생산량 증가

      김장철 가격 폭락과 함께 양념채소 가격 강세로 인해 김장수요 급감 우려도


                                                                         농수축산신문  박현렬 기자  2022. 9. 16


 고랭지 배추 생산량 감소로 도매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김장철 높은 가격을 기대한 농가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배추를 심으면서 김장철 가격 폭락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해남군청,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이어진 강우로 피해가 발생한 포전에 배추가 정식됐으며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전라도, 경상도의 노지 포전에도 배추를 심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해남군청이 지난달 발표한 월동채소류 재배의향에 따르면 가을배추는 2997ha, 겨울배추도 2000ha 정도로 지난해보다 많다. 특히 가을배추 재배의향면적은 지난해보다 24%나 증가했다. 

여름철 지속된 강우로 피해를 입은 강원 강릉에서도 농가들이 기존의 농작물을 대체할 작목으로 배추를 선택하면서 생산 과잉이 우려된다.

오래전부터 강릉지역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박승화 씨는 “노지에서 밭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들이 피해를 입은 포전을 정리하고 배추를 심었다”며 “지금 시기 노지에 배추 말고 수익을 창출할 만한 작목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장배추는 보통 이달 중순 이전까지 정식이 완료되는데 이미 지난 7월경부터 육묘장에서 배추 모종을 구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왔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충청도를 비롯한 전라도 지역의 김장배추 주산지 육묘장에서 수요 급증으로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왔다”며 “고랭지 지역의 경우 재배면적 감소와 연작피해, 지속된 강우로 인한 바이러스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부족해 가격이 높게 형성됐지만 김장철에는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추 재배면적 증가와 더불어 양념채소 가격 또한 심상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장수요 급감이 우려된다. 반면 배추 부재료인 양념채소류 가격 강세로 김치 업체의 완제품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잦은 비로 인한 탄저병·바이러스·낙과 피해 등으로 올해산 고추 생육이 지난해보다 부진하다. 이 가운데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상도와 전라도 일대에서 낙과·도복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생산량은 당초 예상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이 지난달 전망한 올해 건고추 생산량은 지난해와 평년보다 각각 20.5%, 9.3% 감소한 6만4000톤 정도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고추 재배면적 감소에 병 발생 증가, 태풍 피해까지 이어지면서 추석 이후 생육, 작황 등을 추가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비축물량 방출로 양파, 마늘 가격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재배면적 감소로 저장업체 입고량이 줄었기 때문에 김장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산 중만생종양파 입고량은 지난해보다 14.5% 감소한 61만5000톤이며 지난달 말 기준 재고량은 지난해 대비 17% 적은 56만2000톤이다. 난지형 마늘 입고량은 지난해보다 5.8%, 평년 대비 15.2% 감소한 9만1000톤 수준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올해 고랭지 배추 도매가격이 높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지만 포전에서 정식한 배추의 50% 이상을 수확한 농가가 거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며 “고랭지 지역의 경우 생산량 부족으로 정식 60일이 채 되지 않은 배추를 조기 수확했지만 가을배추는 생산량이 급증할 경우 출하 연기로 월동배추와 내년 봄배추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와 주산지 지자체들이 적정 면적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며 “반복되는 수급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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