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민들 생산비 부담에 허리가 휜다
농민신문 사설 2022. 8. 26
쌀을 비롯해 본격적인 농작물 수확철을 앞두고 농가들이 조심스레 계산기를 두드려보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농사를 짓는데 어느 때보다 많은 비용을 들였기에 제값을 받고 팔아 수지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농민들이 올해 투입한 농업 생산비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비료·농약·사료·종자 등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영농자재를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여기에 면세유값도 급등하고 전기료 인상까지 가세했으니 농가 어려움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건비까지 치솟아 재배면적을 줄이거나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까지 생겨나고 있다. 농가의 어려움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농가 재료비 구입가격지수는 ▲비료 149.4% ▲영농자재비 40.8% ▲사료 20.5% ▲종자·종묘 10.5% ▲농약 7.9% 등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33.8%나 급등했다. 이래서야 과연 농사지어 먹고살 수 있을지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농축산물값은 그만큼 오르지 않으니 답답하다. 특히 산지 쌀값은 15일 기준 20㎏ 한포대당 4만252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23.6%나 폭락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물가를 잡는다며 농축산물값이 조금 오르면 무관세와 저율관세할당(TRQ)을 통해 외국산을 들여와 우리 농가를 한숨짓게 만들고 있다.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줘야 마땅한데 물가 잡기에 매달리니 “농사 못 짓겠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농민들이 바쁜 농사를 제쳐놓고 연이어 집회를 열어 쌀값 대책과 생산비 부담 경감 방안을 요구하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농가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생산비 부담을 덜어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농민들의 어려움이 감당하기 버거운 지경에 이르렀다. 조만간 나오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이같은 방안이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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