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는 빅데이터 시스템인 ‘데멍이(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 자료 분석을 통해 농산물 수요량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한편, 산지에서 식탁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냉장배송 시스템 등을 통해 농산물 유통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마켓컬리
[한국농업 틀을 바꾸자-기획2] 빅데이터 유통 선도 ‘마켓컬리’
소비패턴 분석해 농가에 발주
최상의 상태로 고객 문앞 배송
값 예측 생산량 조절사업 준비
농민신문 김성국 기자 2022. 8. 15
“붉은 빛깔이 선명하고 과실이 크고 단단하며 꼭지가 싱싱한 게 토마토 구매요령이라고 하는데 딱 마틸다토마토가 그렇습니다.”
마켓컬리(대표 김슬아, 이하 컬리)가 판매하는 ‘마틸다토마토’에 대한 소비자의 댓글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으로 토마토는 도·소매점에 유통될 때 10일 이상 버텨야 하기 때문에 덜 익은 채로 수확한다. 완숙된 토마토를 수확하면 유통과정에서 금방 무르고 썩기 때문이다. 하지만 컬리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유통혁신으로 맛이 정점에 오른 완숙된 토마토를 수확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딱 알맞게 익은 과채류가 집 앞으로=컬리는 소비자들이 최상의 농산물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시스템인 ‘데멍이(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를 통해 수요를 미리 예측, 딱 알맞은 양만 발주한다. ‘데멍이’ 예측값을 받은 농가는 계획적으로 수확하고 컬리의 냉장배송 시스템 ‘풀콜드체인’으로 납품한다. 또 컬리의 새벽배송 시스템 ‘샛별배송’을 통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가는 시간을 줄여 완숙 농산물 유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선정 컬리 데이터사이언스팀 데이터사이언티스트는 “지역·날짜·날씨 등 변수를 고려해 계속 쌓이는 소비 패턴을 분석해 예측값을 계산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MD들이 농가에 발주를 넣는다”고 설명했다.
마틸다토마토를 납품하는 안수민 안스퓨어팜 대표는 “컬리에서 제공받은 정보로 수확 계획을 세우고 실시간으로 재고 상황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숙기가 100%인 토마토를 새벽에 수확해 24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꽃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튤립을 주문해 처음 받았을 때 꽃망울 상태여서 대파인줄 알고 당황했는데 물에 담가 두니 금세 싱싱한 꽃이 활짝 폈다.”
‘농부의 꽃’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전에 절화해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습식 상태로 이동시킨다. 꽃망울이 터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당황하는 경우도 있지만 물에 담가 기다리면 싱싱한 꽃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춘천에서 꽃을 납품하는 임동진 화림 대표는 “품목마다 요일·시기별 주문 예측 데이터를 컬리에서 제공해줘 미리 재배와 출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게다가 풀콜드체인 시스템으로 습식유통이 가능해 소비자들은 싱싱하고 오래가는 꽃을 받아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농산물값 예측으로 농가와 상생 꿈꿔=컬리는 생산자와 상생을 위해 농산물값 예측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송훈화 마켓컬리 데이터사이언스팀 매니저는 “플랫폼으로서 생산자와 상생하기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농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농산물값에 대해 빅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이를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송 매니저는 이어 “농수산물 품목별로 가격 변동을 예측해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 농가들과 상생 가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정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컬리의 빅데이터와 풀콜드체인, 새벽배송을 활용한 유통혁신으로 소비자들은 맛이 절정인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생산자와 이를 유통하는 업체의 기술 결합이 농산물 유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