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출김치 전용 신선배추를 수입해 관련 업체에 공급한다. 김치수출용으로 외국산 배추를 들여오는 것은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김치 수출용 물량에 한정해 신선배추 1600t을 수입, 10월까지 김치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상반기 가뭄·고온 등으로 봄배추 작황이 크게 부진하면서 김치업체가 수출김치용 배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꺼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8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선 배추 10㎏들이(3포기) 상품 한망당 평균 1만1871원에 거래됐다. 7월25일 2만5015원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때(9011원)보다는 2800원가량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1일 내놓은 ‘8월 엽근채소 관측’을 통해 “7월 배추 도매가격이 상품 기준 평균 1만4160원으로 전년(5501원)·평년(7553원) 대비 크게 높은 것은 노지봄배추 저장량이 줄어든 데 이어 여름배추(고랭지배추) 생산량마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에선 저장배추 물량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노지봄배추 저장량은 2만5000t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년보다 12.4%, 평년보다 14.6%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배추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김치업체가 도매시장 등으로 수출김치용 배추 확보에 나선다면 배추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업체들이 배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면서 관련 단체를 통해 중국산 배추 등 원물 확보를 요청해왔고 검토 결과 국내 배추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수출김치 전용 신선배추 수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산 신선배추를 들여와 김치를 만들어 다시 외국에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과연 ‘한국산 김치’로 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수년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치 수출실적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춘향’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599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김치 무역수지가 2009년 이후 1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7월1∼20일 김치 수출량은 2096t으로 전년보다 13.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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