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수원 농민회관에서 열린 ‘한국농식품유통품질관리협회 창립 30주년 기념식과 미래전략 세미나’에서 한태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맨 오른쪽)이 ‘농산물 산지유통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농식품유통품질관리협회 미래전략 세미나
생산·유통 하나로 묶어 산지 조직 ‘규모화’해야
농산물 품질·수급관리 정보 기반 플랫폼 필요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5. 23
“코로나19로 인해 농산물 유통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지 조직화의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입니다.”
19일 경기 수원 농민회관에서 열린 ‘한국농식품유통품질관리협회 창립 30주년 기념식과 미래전략 세미나’에서 한태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코로나19로 농산물 유통에서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졌다”며 “이제 산지의 생존은 소비지와 직접 소통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 사무관에 따르면 농산물 유통 정책의 변화 시기는 조직화 시즌1과 시즌2로 구분된다. 조직화 시즌1은 2007∼2008년 국제 투기자본이 곡물시장으로 들어와 가격이 30% 이상 오르면서 발생했다.
이에 각 정부는 식량산업을 무조건 시장에 맡기면 안된다고 인식하게 됐고 우리나라도 산지 조직화를 통해 유통을 규모화하는 전략을 세우게 됐다. 산지유통을 규모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던 유통 정책은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조직화 시즌2를 맞게 됐다.
한 사무관은 “기존 유통구조는 산지에서 농산물을 출하하면 전체 물량의 80%가량이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 등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대형 유통업체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유통구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유통 확산으로 산지와 소비지가 직접 거래하게 되면서 산지의 생산·유통 전략이 기존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사무관은 “기존에는 산지나 도매시장 등이 농산물에 특품이나 상품 같은 등급을 매기고 이것을 절대적인 기준처럼 여겼지만 앞으로는 소비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정부 정책도 이러한 유통구조 변화에 발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고했다.
한 사무관은 “기존 정부의 산지 조직화 정책이 유통부문만 규모화했다면 앞으로는 생산과 유통을 묶어 규모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마케팅 전략 수립 후 그에 맞는 상품 원재료 생산을 추진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농식품유통품질관리협회 산하 연구기관인 농산물산지유통연구원의 안재경 원장이 ‘데이터 기반 스마트 유통을 위한 인공지능 품질·수급 관리 운영 플랫폼 개발 연구’ 경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현재 농산물은 표준화된 품질 기준과 품질·수급 관리를 위한 과학적인 시스템이 없다”며 “신선농산물의 저장성을 높이고 데이터를 활용한 수급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농협경제지주와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전수조사해 사과·마늘·양파·배추 등 연구 품목의 선별 인자를 분석하고, 농촌진흥청과는 저장·유통 기간 가운데 품질변화를 예측하는 기술 등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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