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한 겨울배추 비축물량 가운데 일부가 심하게 짓무르는 등 품질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감사받고도 재발 한유련 “관리소홀 의심”
aT “출하전 검정” 반박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2. 5. 11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겨울 수매한 배추 비축물량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저품질 배추가 도매시장에 출하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에 따르면 aT는 2021년산 겨울배추 수매·비축 물량을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했다. 문제는 aT가 출하한 겨울배추 가운데 일부가 품질이 낮아 정상적으로 유통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aT는 지난해 12월 겨울배추 수매·비축 공고를 내고 1월까지 1∼3차에 걸쳐 3000t가량 수매를 진행했다. 수매한 물량은 전량 저온창고에 저장된 뒤 약 한달 후부터 도매시장 등에 방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련 관계자는 “4일 aT가 가락시장에 출하한 겨울배추 비축물량 50t 가운데 차량 두대 분량(20t)에서 짓무른 상태의 저품질 배추가 발견됐다”며 “겉으로 드러나 단순히 눈으로 확인한 것만 이 정도이며 실제로 저품질 배추가 어느 정도 유통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출하자들은 통상 도매시장 등에 저장배추를 출하하기 전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aT가 이같은 확인작업을 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락시장에 배추를 출하하는 한 산지유통인은 “저장기간이 길어지면 품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출하자들이 재작업을 하거나 상태를 철저히 확인한 후 출하한다”며 “aT가 출하한 물량은 이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T의 저품질 배추 유통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은 aT가 최대 98일이나 보관 한계일이 지난 썩어가는 배추를 김치가공공장 등에 헐값에 넘겼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감사원은 aT의 비축농산물 보관과 품질관리, 판매방법 등을 점검하고자 지난해 12월 감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출하자들은 국회 국정감사 등 저품질 배추 유통 문제가 여러번 지적됐음에도 이같은 문제가 또다시 벌어진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배추값이 최근 평년 대비 강세를 보이자 aT가 가격을 낮추려고 무리하게 저장배추 출하를 진행한 것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9일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 상품 한망당 평균 9183원에 거래돼 지난해 5월 평균 5569원, 평년 5월 평균 4623원보다 각각 64.9%, 98.6% 높은 상황이다.
출하자단체는 저품질 배추가 지속적으로 유통될 경우 올초 발생한 ‘썩은 김치’ 사태처럼 소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광형 한유련 사무총장은 “물가 조절에만 급급해 도매시장에 물량을 방출하다보니 관리가 소홀해진 것 아니냐”며 “얼마 전 한 김치제조업체의 썩은 김치 사태로 배추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적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도매시장에 저품질 배추가 계속 유통되면 그러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저장창고에서 배추를 출고할 때 전문 검정사들이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품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며 “aT 관계자들이 비축창고를 직접 방문해 품위를 점검하는 등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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