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후계농 영농정착지원 영향 3~4년새 육성 계획 집중 수립
지역서 다양한 시스템 마련해야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2. 4. 26
최근 광역지방자치단체 단위 청년농 육성 계획이 속속 수립돼 눈길이 쏠린다. 농업 세대교체가 국가적 문제이긴 하지만 대책은 지역별 농업 특성과 청년들의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 단위 청년농 육성 계획 수립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과제는 이런 흐름을 기초지자체로 확대하는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을 제외한 모든 광역지자체가 청년농 육성 계획을 수립했다. 주목할 점은 계획이 최근 3∼4년 사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농식품부의 청년후계농 영농정착 지원사업과 연관이 깊다. 2019년부터 지자체별로 사업물량을 배분할 때 지역의 청년농 육성 계획 수립 여부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인 2018년엔 계획 수립 광역지자체가 경북도 정도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영농정착지원사업이 광역지자체 단위 청년농 육성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한 셈이다.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단위 농촌인력 육성 정책은 한계가 있고 지역 인력 육성은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자체 차원의 계획은 그동안 미진했다”면서 “최근 수립된 광역지자체 단위 계획은 지역의회의 동의를 받아 지자체가 예산과 조직을 동반한 청년농 육성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실제 지자체의 맞춤형 계획은 국가 단위 계획의 빈틈을 메우며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경북도는 2022년까지 2000여억원을 투입해 청년농 2000명을 육성한다는 내용의 ‘청년농부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히 청년농을 창농 준비, 정착 초기, 승계농과 성장 단계 등으로 세분화해 지원했다. 그 결과 경북지역 40세 미만 농가경영주수는 2017년 904명에서 2020년 1816명으로 10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 3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도 관계자는 “고령농 비율과 지역소멸 정도가 높다는 문제의식에서 다른 지역보다 일찍 계획을 수립한 결과 적어도 농업인력이 줄지는 않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숙제는 이런 흐름을 기초지자체로 확대하는 일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 중앙정부 단위에 청년농 전담부서를 만들어 청년농 3만명을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만큼, 지자체에서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계기로 이에 조응하는 계획과 조직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민기 농정연구센터 소장은 “청년들이 농업과 농촌에서 원하는 다양한 방향이 있는데 중앙정부의 일률적 틀로 이를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중앙정부가 영농정착지원사업이라는 큰 틀을 만들었다면 지역에선 청년들을 실제 정착시킬 수 있는 다양성과 탄력성 높은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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