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산물 수급안정을 목표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유통비용을 10년 내 10%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은 한발 앞서 도매시장 통합·이전, 시설 현대화를 실현해 물류체계를 효율화했다. 대표 사례가 도쿄도 고토구에 있는 토요스시장이다.
2018년 문을 연 토요스시장은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기존 츠키시시장을 확장 이전한 도매시장이다. 40.7㏊(12만3117평) 부지에 수산시장·청과시장·가공시설 등 건물 4개동이 들어서 있다. 이 가운데 청과시장에는 도매법인 3개사와 중도매인 94개사, 매참인 486명이 참여해 하루 485t, 연간 21만3112t의 농산물을 거래한다.
토요스시장이 중점을 둔 것은 효율적인 물류체계다. 사업자의 동선에 따라 위생검사소, 경매장, 중도매인 점포, 창고 등을 배치했다. 특히 시장 내부에 농산물 가공·소분화 시설을 설치했다. 중도매인 혹은 매참인이 물건을 구입한 뒤 곧바로 가공·포장해 소매업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노자키 히로타카 토요스시장 과장대리는 “일본 소비트렌드가 소포장·가공식품으로 옮겨가면서 도매인 사이에서 가공시설에 대한 수요가 컸다”며 “시장 변화에 발맞춰 이런 시설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수직형 자동저온창고도 이곳만의 강점이다. 도매시장의 고질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는 부족한 저장공간이었다. 토요스시장은 기계식 주차타워처럼 농산물을 수직으로 쌓아 보관하는 저온창고를 지었다. 팰릿에 적재한 물건을 엘리베이터에 싣고 버튼을 조작해 빈 공간에 물건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물량을 저장할 수 있는 데다 인력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가격 안정은 정가·수의매매 방식을 통해 확보했다. 이곳 청과시장 거래물량의 90%가 경매 없이 산지에서 거래가 완료된다. 이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낮고 고정적인 소비처가 정해져 있어 농산물 수급안정성도 높다. 히로타카 과장대리는 “높은 정가·수의매매 비중은 일본 도매시장의 특징으로 출하상품의 규격화가 철저히 이뤄지고 그에 대한 생산자와 도매인 간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도 9월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에서 도매시장 거래 방식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예약형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시장 반입 전에 생산자와 도매인이 물량·가격 등 거래 조건을 협상한 후 매매하도록 유도하면 가격 변동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5.4%였던 정가·수의매매 비중을 2030년까지 25%로 늘린다.
온라인도매시장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거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체결하고 물류는 산지에서 소비지로 직접 이동하면 현재 4단계 유통이 1∼2단계로 줄어 비용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게 농식품부 입장이다. 2030년까지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전체의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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