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고공행진 일본 소매 쌀값…전망은
2025년 생산량 9년새 최대치
수요 불균형에 민간재고 늘 듯
농림상 “정부 개입 최소화” 입장
JA전중 “정부 비축미 매입 필요”
농민신문 도쿄(ㅇㄹ본)=김용수 특파원 2025. 11. 25
일본 소매 쌀값이 고공행진하며 5㎏당 4000엔대를 웃도는 가운데 시장 안팎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한 급락 경보가 나오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25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69만t 늘어난 748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치다. 반면 2026년 6월까지 자국 내 수요는 최대 711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약 37만t의 초과 공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풍작에 따른 공급 압박 속에 민간 재고도 빠르게 늘고 있어 쌀값 하락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현장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쌀 도매업자 등으로 구성된 공익사단법인 ‘미곡안정공급확보지원기구’가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3개월(11월∼내년 1월) 쌀값 전망 지수는 39로, 이전 3개월(10∼12월) 전망 지수 57에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50이 보합세를 의미하며, 0에 가까울수록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지수는 3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고, 30대까지 내려간 것은 6월 이후 4개월 만이다.
그럼에도 현재 소매 현장에서 쌀값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농수성에 따르면 이달 9∼16일 전국 1000여곳의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쌀 5㎏당 평균가격은 전주보다 56엔 낮은 4260엔으로 집계됐다. 가격은 3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9월 이후 햅쌀 유통이 늘어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소매 쌀값은 11주 연속 4000엔대(5㎏)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유통 현장에서는 “햅쌀 가격이 비싸 팔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집하업체에서는 “계약을 취소했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농림수산상이 추진했던 대규모 비축미 방출의 여파로 2024년산 브랜드미가 여전히 시장에 남아돌고 있어 햅쌀 판매가 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쌀값을 떨어뜨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쌀 재고 증가를 지적한다. 농수성은 2025∼2026년 주식용 쌀 수급 전망을 발표하면서, 2026년 6월말 기준 민간 재고량이 최대 229만t에 이를 것으로 제시했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일본 정부가 적정선으로 보는 180만∼200만t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 쌀 수입 확대도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10월30일 발표한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상반기(4∼9월) 쌀 수입량은 8만6523t으로 전년 동기(415t)의 208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미국산 쌀(7만714t)로 전년(59t)의 1000배를 웃도는 양이다. 미국산 쌀은 5㎏당 3000엔대의 저가로 판매되며 일본산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즈키 노리카즈 농림상은 “쌀값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형성돼야 한다”며 정부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즈키 농림상은 앞서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잉 재고 상황에서 비축미를 새로 사들이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전 농림상이 대규모 비축미 방출로 시장 안정을 시도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후지마 노리카즈 일본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JA전중) 상무는 지난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스즈키 장관의 발언은 장래의 방향을 언급한 것으로, 현재의 공급 과잉은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정부가 비축미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
[농수축산신문] 한·일 미래성장 산업화 위한 기술협력 방안 모색 
[농민신문] 보리김치·바나바김치·올리고당김치….‘기능성표시 해남김치’ 일본 공략 ‘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