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피해로 출하량 급감 무·양배추·당근 최대 40% ↓
도매시장 경락값 평년 웃돌아 봄 채소 나오는 4월까지 강세
12월부터 이듬해 4월경까지 대부분 제주지역에서 생산·출하되는 겨울채소가 지난가을 불어닥친 태풍 ‘차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태풍피해로 제대로 크지 못하고 상품성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겨울무와 양배추·당근·브로콜리 등으로 대표되는 제주산 겨울채소는 출하량 대폭 감소에 따라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풍피해가 워낙 커 이들 품목의 상승세는 한동안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무와 양배추·당근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평년값을 2배 이상 웃돌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2일 전국 겨울무 상품 20㎏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3만200원으로, 최근 5년 평균 평년값(1만495원)보다 1만9705원 높게 거래됐다.
같은 날 양배추 10㎏ 상품도 평균 1만4600원에 거래돼 평년(4938원)에 비해 3배가량 높게 형성됐다. 당근 20㎏ 상품 역시 7만4600원에 거래돼 평년(2만3300원)값을 크게 웃돌았다.
품목별로 가격상승 요인에 약간 차이는 있지만 겨울채소 작황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농협지역본부에 따르면 겨울무의 올해 재배면적은 4062㏊로 지난해에 비해 105㏊ 줄었다. 하지만 10월 초 불어닥친 태풍으로 뿌리노출과 흔들림 피해 등 생육부진이 심각해 생산량은 전년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 서귀포를 거점으로 겨울무를 출하 중인 박일식 동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겨울무 주산지에서 태풍 이후 대파와 영양제 살포 등을 통해 포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작황이 신통치 않다”며 “예년에 비해 최대 40%까지 출하물량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 시설 봄무 출하기까지 가격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5년산에 비해 재배면적이 2.9% 늘어난 양배추 역시 작황불량으로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보인다. 제주농협은 올해 양배추 재배면적은 1966㏊로 전년에 비해 56㏊ 증가했지만 생산량은 36% 줄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배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 과장은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닭갈비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양배추 소비도 줄었다”며 “물량 감소분에 비해 가격이 그렇게 높게 오르지는 않고 있으며, 양배추 수입량도 중국 작황부진으로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년에 비해 재배면적이 12%나 준 당근은 생산량 감소폭이 더 커 출하량이 42% 정도 줄 것으로 보인다.
허상현 동화청과 경매사는 “출하량 감소로 당근값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부산 등지에서 봄 당근이 수확되는 내년 4월까지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겨울채소가 지난가을 기상 악화에 따른 생육부진으로 출하량이 줄고 있다”며 “겨울무·양배추·당근 등의 겨울채소는 당분간 평년값보다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성홍기·이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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